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28일 0시를 기해 막이 올랐다. 울산에서는 여야 정당과 후보들이 대대적인 출정식을 갖고 세몰이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출정식에는 중구 박성민, 남구갑 김상욱, 남구을 김기현, 동구 권명호, 북구 박대동, 울주군 서범수 등 울산 6개 선거구 총선 후보가 총출동했다. 또 시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최병협 후보를 비롯해 당원과 지지자 등도 가세했다. 민주당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송철호 전 울산시장을 비롯해 중구 오상택, 남구갑 전은수, 남구을 박성진, 동구 김태선, 울주군 이선호 등 5개 선거구 총선 후보와 시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손근호 후보가 출정식을 가졌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다음달 9일까지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도 말이나 전화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 SNS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도 할 수 있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는 찍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 후보자 등에 대해 거짓 사실을 공표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행위, 특정 지역이나 지역 사람에 대한 악성 댓글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게시하거나 특정 성별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는 글을 게시하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울산의 유권자들은 이미 피로도가 높은 상태다. 본선 이전부터 들끓어온 비방과 폄하로 진흙탕 양상이 이어졌던 탓이다. 공식선거운동이 막을 올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거대 양당이 일성으로 내세운 것은 '심판'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부르짖었고, 국민의 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으로 응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은 출정식에서 "울산은 6년 전에 온갖 선거 공작에 속아서 더불어민주당 시장, 구청장, 군수 뽑아줬더니 지역경제는 위축되고 일자리와 인구는 줄어들었다"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여기에 질세라 "윤석열 정권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는 우리 헌법을 무시하는 반헌법 세력이자 친일 정권"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들 말대로라면 어느 쪽이 이겨도 울산에는 결국 '망조'가 든다. 

  '심판'의 특징은 네거티브다. '국민 통합의 장'이 돼야 할 선거가 소모적 다툼으로 점철되면서 클린선거는 사실상 종적을 감췄고, 정책 경쟁은 그 격랑 아래로 묻혀버렸다. 색깔론까지 들춰내고 있는 양당은 일제히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심판에 매몰된 사생결단의 장에 '미래 비전'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 바람에 '참일꾼'을 찾아내는 것은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 돼버렸다. 유권자들은 비방·흑색선전과 선심성·퍼주기 공약에 현혹되지 말고 매의 눈으로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무엇보다 진영논리에 휩쓸린 '편 가르기'에 매몰되지 않고, 정책과 공약을 세심히 살펴 엄정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선동과 분열을 부추기며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낙오자'가 아니라, 미래를 일구는 '진취자'가 절실한 시대다. 이제 그것을 입증해야 할 '유권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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