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사업'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다. 과포화 상태인 온산산단의 확장이 드디어 본격화되는 것이다. 울산시도시공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동시행하는 '온산국가산단 확장사업'은 울주군 학남리 일대 부지 148만㎡에 총 사업비 6,521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진행된다. 울산은 이에따라 공장용지 부족난이 해소 국면을 맞게 됐다. 울산은 그동안에는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있어도 내줄 공장용지가 없어 이른바 '물 없이 고구마 삼키는 심정'을 억눌러야 했다. 더구나 온산산단은 포화도가 너무 높아 운신의 폭이 전혀 없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곳의 연간 생산액은 285조7,817억원이다. 2020년에 36조1,49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생산액 증가율은 울산 미포산단은 물론 인근 부산, 경남 등을 포함한 전체 부울경 국가산단을 통틀어 그중 최고치다. 에쓰오일이 이 곳에 1, 2단계에 걸쳐 최대 14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부지난을 겪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기존공장과 인접한 유휴부지에 설비를 확장하고 싶어한다. 공장이 흩어져 있으면 물류비 등이 더 들 수밖에 없어서다. 그런데 땅이 없으니 추가 확장을 포기하거나 기존 생산기지마저 울산을 벗어난 타지역이나 동남아 등지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산단이 바다를 끼고 있어 해상물류에 용이하고 민선8기 들어 '친기업정책'까지 더해진 울산은 기업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다. 실제 울산시가 이번 예타를 앞두고 온산산단 입주의향 기업을 조사한 결과 수요가 공급의 339%를 기록했다. 이번 예타 통과로 추가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된 온산산단은 주력산업인 석유화학·비철 산업의 두번째 부흥을 이끌게 됐다. 뿐만 아니다. '산업 전환의 시대'에 맞는 첨단업종을 유치할 만한 '새로운 기지'를 조성할 여력도 생겼다. 글로벌 경제가 4차 산업혁명의 변곡점을 지나면서 울산에도 새 먹거리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지만, 이 역시 부지가 걸림돌이었다. 온산산단도 생산액은 증가한 반면, 수출액이나 가동률은 이를 뒤따가지 못했는데, 고부가가치 산업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던 것이 큰 원인이었다. 부지난에 막혀있던 동맥경화를 풀었으니, 이번엔 울산의 미래를 담보할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순서다. 전국적으로 미래차와 2차전지 등 신산업 분야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땅' 확보 전쟁과 산단 확장 경쟁이 치열하다. 이제부터는 '속도'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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