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임 대통령 기리는 대통령의날
업적·과오 떠나 역사적 인물로 존중
우리나라엔 교실 대통령 사진 없어
3대 세습 북한은 죽어서도 추앙 받아
공과 떠나 퇴임하면 존중 받아야 해

<UE 칼럼>

김영하  프로
김영하 프로

 한국에는 없지만 미국에만 있는 공휴일 중에 대통령의 날이 있다. 그것도 항상 월요일에 정해져 있으니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까지 황금 연휴가 이어진다.

 매년 2월 세 번째 월요일이 미국 대통령의 날이다. 원래는 건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탄신일이 2월 22일인데 초창기에는 조지 워싱턴을 기념하는 날이었지만 1970년대 들어서 모든 대통령을 추모 하기 위해서 2월 세째주 월요일로 정했다고 한다.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역대 대통령을 추모하고 학교, 정부, 우체국, 관공서는 휴무하고 증시도 중단된다.

 많은 상점들이 셋째주 주말에는 세일을 하고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일부 지역에서는 퍼레이드 개최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대통령 생가를 방문 하거나 미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높이는 날이 대통령의 날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한적한 초등학교를 방문 했을 때 인상 깊었던 것은 교실 정면 칠판 위에 역대 대통령들의 흑백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건국 대통령부터 역사적으로 업적을 남긴 18명의 대통령들 사진이었다. 미국은 건국이래 현재 조 바이든 까지 모두 46대 대통령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역대 대통령들 모습과 역사적 사실이 학습으로도 이어지며 대통령의 날에 기념과 순례 학습이 이어진다. 역사에 대한 업적과 과오를 떠나 역사적 인물로 존중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특히 그들은 건국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적 추앙심이 있다. 서부 최북단 워싱턴 주(States)도 건국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이름으로부터 지었는데 50개 주 중에서 유일하게 초대 대통령 이름으로 주 이름을 지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 주립대 정문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가로세로 6m 정도 넓이의 3단 바닥 초석위에 10m 높이의 사각형 화강암 위로 망토를 걸치고 큰 칼을 발 앞에 세워 두고 위풍당당 하게 서쪽(미국에서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건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최근에 영화 서울의 봄과 건국전쟁 두 편을 관람했다.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두 진영의 관점으로 만든 영화로 특급 배우가 출연하는 서울의 봄 과는 대조적으로 건국전쟁은 사실기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영화 에서 왕과 대통령을 소재로 하는 영상물은 동, 서양을 막론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권좌의 주변을 배경으로 한 역사적 사건과 갈등, 정치적 대결로 벌어지는 스토리는 좌·우 진영에서 서로 인정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영화 속에 노골적으로 담아내는 선동적 영화들도 많이 있었다.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전술로 영화 속에 반대 진영의 허위의 메시지를 넣어 선동함으로 관객의 분노를 일으키는 전술이 대한민국 영화산업 전반에 오래 전부터 깔려있다. 국민을 이념적으로 갈라치기 하고 적전분열과 아군의 사기진작을 통해 하나로 만드는 프로파간다 영화가 그렇다. 시기적으로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에 개봉하기에 각 진영 측 에서는 표를 기대하겠으나 특정 진영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은 영화속 "프로파간다" 선전과 포장에 대한 확실한 분별력과 내성이 생겼고 편파적 주장보다 시민들의 역사적 관점이 더 성숙해 졌음을 제작자들은 알아야 한다.

 정치와 선거가 있는 한 역대 대통령에 대한 영화는 계속 포장되거나 선전하거나 선동 내용으로 국민을 불편하게 할 것이다.

 건국시점부터 13명의 대통령이 20대째 임기를 하고 있는 현재까지 한국의 대통령들은 임기를 마치고 조국 떠나거나, 임기 중 시해되거나, 퇴임 후 감옥을 가거나, 자살하거나, 탄핵되는 등 비운의 권좌가 한국의 대통령들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안타깝고 이런 반복은 언제 없어질것인가? 역대 대통령 사진이 있는 교실 모습은 한국 에서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

 교육기관이나 정부 또는 자치 단체가 역대 대통령 사진을 부착하도록 하자는 캠페인도 본적이 없다. 남북 분단이 시발점 이며 아직 서로의 진영을 인정하지 않고 좌·우로 국민 갈라치기로 정권을 잡거나 빼앗기거나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채택으로 75년이 지난 지금 세계 10대 경제 강국 진입했고, 북한보다 30배 높은 소득수준이다. 반면 40년째 배급이 끊겨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중에도 미사일 쏴대며 3대가 세습하는 북쪽 왕조 일가는 죽어서도 신으로 추앙 받는다. 남쪽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어디에도 볼 수 없다. 

 해마다 3월 워싱턴 주립대의 교정에 100년도 넘어 보이는 수백그루 벚꽃이 만개하면 수 천명 상춘객이 줄을 잇는데 그들 발 걸음의 끝은 미국 건국 대통령 동상 앞에서 마지막 기념 촬영을 한다. 아직 역대통령을 한자리에 모으고 추모하자는 정치가, 교육자, 시민운동가, 노동운동가 한명 없는 현실이다. 공과를 떠나 대통령을 퇴임하면 과오를 떠나 존중 받아야 한다.  100년 후 쯤 대통령의 날을 제정 할 수 나 있을까?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울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