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려 1975년 동원개발 창업
지금까지 약 8만7,000여 가구 건설
‘IMF 외환위기’ 등 역경 있었지만
돌다리도 두드리는 지혜로 극복
울산, 관광인프라·도시개발 부족
그린벨트 해체 최우선 해결 과제
혁신도시 초고층 오피스텔 추진
2027년 무거동 비스타동원 공급
30년간 울산 등에 200억원 환원
"사업하는 사람 지역 기여는 당연
교육·저출산 장려 등 도움 주고파"

<UE초대석>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의 사무실은 사업 관련 서류들과 벽에 붙은 스크랩들로 가득 차 있다.

1942년생, 올해 81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회사의 모든 사업들을 직접 꼼꼼하게 챙기는 것은 

물론 수시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지난 1975년 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세운 회사는 지금 부·울·경 1위 건설사로 굳건히 입지를 지키고 있다.

'빨간 날을 10년만 반납하면 너도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평전의 제목처럼 일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다음은 장 회장과의 일문일답.

 

 

-창립 이래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소회는?

 

 "먹고 살기 위해 창업했다. 자가용을 타보는 게 꿈이었다. 50년 전, 창업할 당시에는 도심지역 주택보급률이 50%를 웃돌았고, 대부분 사람들이 집도 없이 하루 끼니를 때우기 급급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1인당 국민소득이 600달러였는데 지금 국민소득 3만5,000달러로 약 58배 성장했다. 나라가 성장하는 것을 보며 회사도 함께 성장했다. 동원개발은 지금까지 약 8만7,000가구를 지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100가구가 모인 단지를 한번 조성해 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은 10만가구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복만 회장이 건설현장에 직접 찾아가 업무지도를 하고 있다. 동원개발 제공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이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울경 1위 건설사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17@ulkyung.kr

-오랜 세월 역경도 없지 않았을 텐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해왔다. 1차 석유파동 당시에는 건설업이 아닌 철제상을 했었는데 수익이 쏠쏠했다. 하지만 2차 석유파동 때는 자재를 구하지 못해 집을 지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1997년 IMF 외환위기는 건설업계에 큰 시련을 안겼다. 

 이후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겪고 주변을 둘러보니 옛날에 교류가 잦았던 전국 시도 건설협회장 16명 중 나만 빼고 다 부도가 났다. 동원개발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습관 덕분인 것 같다. 만약 100억원이 있다면 60억원은 현금으로 보유하고 40억원을 투자하듯 항상 안전하고 보수적이게 투자해 왔다. 지금 상황도 굉장히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PF 대출 규모가 134조원에 달하고 연체율이 올해 들어 2배 높아졌다. 원자잿값이 상승하고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많은 건설사가 이자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동원개발은 그동안 여러 고비를 넘겨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위기도 잘 극복할 것이다."

 

-울산에서도 많은 사업을 추진 중인데?

 

 "원래 내 기억 속의 울산은 삭막한 공업도시였다. 그런데 지난 2019년에 울산고등학교를 경영하게 되면서 울산이라는 도시를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 울산은 전국 최대·최고의 공업도시지만 관광 인프라와 도시개발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그런 만큼 울산 도심에 있는 그린벨트 해제를 가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본다. 특히 울산대공원을 지역 내 유원지나 테마파크로 조성하면 지역 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 관광객들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원개발은 최근 기업 투자 유치 등 발전하는 울산시 상황에 맞춰 울산지역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정 혁신도시에 최대 66층 높이의 초고층 오피스텔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오는 2027년에는 남구 무거동에 580가구의 비스타동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집을 잘 지을 수 있는 비결은?

 

 "설계를 잘해야 집도 잘 지을 수 있다. 집을 짓는 사람들이 '내가 집주인'이라고 생각해야 좋은 집이 나온다. 좋은 집은 소비자가 제일 잘 안다. 

 소비자가 기술자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매주 설계 담당 직원 20여명이 모여서 설계 회의를 열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좀 더 편안하고 좋은 집을 공급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1위의 건설사라는 위치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4부자가 아너소사이어티에 모두 가입했다. 동원개발 제공

-지역사회에 환원을 많이 하고 있는데?

 

 "30여 년 동안 부산과 통영, 양산, 김해, 울산 등에 200억여 원을  환원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지역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온전히 내가 똑똑해서 이뤄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았던 지역에 다시 기업의 이익을 환원하는 것이다. 특히 장학사업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는 수출할 만한 지하자원이 없다. 1960년대에는 여성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만든 가발이 수출품 1위였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기술을 이용한 완제품들을 수출하고 있다. 이런 기조를 유지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 만큼 미래의 대한민국을 책임지게 될 젊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것이다."

장복만 동원개발 대표이사가 지난 2019년 7월 울산고등학교에서 동원교육문화재단(울산고)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동원개발 제공

 

지난 3월 납세자의 날을 기념해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장복만 회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동원개발 제공
지난 3월 납세자의 날을 기념해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장복만 회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동원개발 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개인적으로 세 가지 소원이 있다. 첫째는 울산에 전국구로 경쟁할 수 있는 고등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지하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풍부한 인적 자원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다. 양질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이 생겨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서 전 세계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는 대규모 위락 편의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20년 전 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지역을 대표하는 식물원을 보고 감명받았다. 이 같은 관광자원이 있다면 지역 시민들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관광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용인 에버랜드 같은 대규모 위락 편의시설을 짓기 위해 울산과 부산, 김해, 양산 등에 부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세번째는 저출산 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출산마저 줄어든다면 무엇이 남겠는가.저출산 재단을 만들어 지역 내 출산을 장려하는 캠페인이나 지원사업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이민형 기자 mindal2@ulkyu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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