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로컬상품, 대기업과 손잡고 뜬다
우시산의 ‘업사이클링 고래인형 체험키트’와 호캉스도
롯데호텔 울산·롯데시티호텔 울산도 객실 패키지 운영
로컬 베이커리 ‘단디만주’·전통술 ‘복순도가’ 배송

 
단디만주 김지혜 대표(왼쪽)와 동업자이자 친언니인 김신영씨.
단디만주 제공


직장인 김애리(30·경기도 용인시)씨는 울산 향토 베이커리인 '윤연당'에 푹 빠졌다.

최근 1박당 2만원 상당의 윤연당 이용권을 주는 '신라스테이 울산 패키지'를 이용하며 로컬에서 만든 빵과 디저트를 자연스럽게 맛보게 되면서다. 이후로도 윤연당의 맛을 잊지 못하고 회사 동료들과 나눠 먹고자 울산 지인에게 택배를 부탁해놨다.

울산 이야기가 담긴 로컬상품들이 대기업과 손을 잡으며 주목받고 있다. 차별화된 대기업 로컬마케팅을 등에 업으며 새로운 판매 활로 개척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들이 지역 향토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소상공인과 협업해 지역 상생 패키지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신라스테이 울산은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객실 패키지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러브 패밀리, 러브 얼스'(Love Family, Love Earth)는 가족과 함께 '우시산' 업사이클링 고래인형 체험키트를 경험하며 호캉스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우시산은 울산에서 시작된 사회적기업으로, 현재 국내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제품·관광기업으로 성장했다.

울산 남구가 본점인 윤연당 베이커리를 경험할 수 있는 '테이스티 스테이 인 울산'(Tasty Stay in Ulsan) 상품도 있다. 윤연당은 앙버터와 눈꽃빵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부산, 진주, 세종 등에 분점을 두고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롯데호텔 울산·롯데시티호텔 울산은 지역 특상품을 즐길 수 있는 '울산 스페셜리티’(Ulsan Speciality) 객실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객실 투숙객은 울산을 상징하는 귀신고래 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로컬 베이커리인 '단디만주'와 지역 대표 전통술인 '복순도가'를 원하는 주소지로 배송받을 수 있다.

지역유통업 관계자는 "각 호텔들이 울산 랜드마크에 있는 입지적인 장점을 살려 로컬상품을 전국적으로 소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연계 콘텐츠 개발과 신규 판로 개척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매출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기업이 로컬에 주목하면서 '동네 장사'에 머물던 로컬상품 수준과 규모도 이른바 '거상'으로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기업과의 상생 생태계 구축이 로컬비즈니스 선순환의 주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단디만주 김지혜 대표는 "소비자는 아무리 생소한 로컬상품일지라도 대기업에서 내놓으면 우선 믿어보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로컬상품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호텔 투숙객 중에 패키지 포함 상품으로 만주를 맛본 이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우시산 변의현 대표
우시산 변의현 대표

 

우시산 변의현 대표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에서 지역 이야기가 담긴 상품을 구매해주면 소상공인들이 조금이라도 숨 쉴 수 있다. 로컬은 큰 곳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더 확산되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선순환 효과를 낳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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