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우시산>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에도 저마다 쓰임이 있다. 그래서 지구를 병들게 하는 플라스틱을 하나둘씩 걷어내기 시작했다. 플라스틱을 친환경 원단과 솜으로 재가공하자 생활과 밀접한 친환경 제품으로 새활용됐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고자 하는 자원 선순환의 가치를 실현하게 된 것이다. 울산에서 탄생한 친환경 사회적기업인 ㈜우시산 이야기다. 최근 기존 기념품 제작 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한 안전용품에 집중하고 있는 우시산을 만나봤다.

 
우시산은 덕유산 국립공원에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가치소비'라는 이름의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 무인 판매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새활용한 안전조끼.
폐플라스틱을 새활용한 안전조끼.
폐플라스틱을 새활용한 고래인형.
폐플라스틱을 새활용한 고래인형.
폐플라스틱을 새활용한 장갑.
폐플라스틱을 새활용한 장갑.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올해 환경에 안전을 더해 필(必)환경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올해 환경에 안전을 더해 필(必)환경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울산 그 자체…지역 업사이클링 선두주자

우시산은 고래에 대한 깊은 역사를 지닌 울산에서 2015년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변의현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사회적기업 본연의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같이 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우시산은 역사학 전공자인 그가 울산 옛 지명인 '우시산국'에서 착안해 지은 것이다.

시작은 2015년 울산 남구와 SK가 주최한 사회적경제 창업팀 공모전에 당선돼 울산 최초로 '실버 바리스타 갤러리 카페'를 연 것이었다. 이곳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각종 문화공연과 미술·음식 강좌 등을 진행했다.

우시산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16년부터였다. 울산 남구청과 마을행복공방사업 협약을 맺고, 울산 문화콘텐츠인 '고래'로 공익 활동에 나섰다. 멸종위기 귀신고래를 모티브로 한 '별까루' 고래 캐릭터도 이때 나왔다.

이후 2019년 4월 '고래 배 속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고래 인형의 솜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울산항 등에서 나오는 폐플라스틱을 친환경 솜과 실로 재가공한 뒤 고래 인형과 티셔츠, 에코백, 가방으로 새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성장 속도는 가팔랐다. 2019년 해양수산부 혁신과제에서 '고래를 살리는 페트병의 기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한 해에는 자원순환 사업 관련 업무협약과 협업 캠페인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 0원을 기록한 달도 있었지만, 현재 부산·대구 지점과 울산박물관·고래박물관 매장을 둘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으며 우시산은 산업통상자원부 '2020 사회적경제혁신성장사업(R&D과제 수행)'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어 2021년에 대한민국 정부 '이달의 한국판뉴딜(폐자원에서 새 가치 찾는 새활용사업)'을 수상했다. 같은 해 환경부장관 표창(환경보호 및 생물 다양성 보전 기여 공로)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부산관광공사 부산관광스타트업 우수기업상을 수상했다.

◇끊임없는 변신…환경에 안전을 플러스

올해 우시산은 ESG 가치소비를 안전시장으로까지 확대해 폐자원 선순환 구조를 보다 많이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조끼, 장갑, 라바콘, 안전모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100% 폐플라스틱 재생소재로 제작한 라바콘은 기존 받침대와 달리 물 주입이 가능해 야외 설치시 고정지지 역할이 강화되는 게 특징이다.

장갑은 100% 국내산 폐페트병으로 만든 'ecostar' 원사로 제작했다. 이 원사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GRS·OEKO-TEX, 녹색기술인증을 받은 친환경 섬유다. NP복합사 손수건·수건도 새로운 업사이클링 제품 중 하나다.

또 울산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철도공사, 한국몰드 등과 손잡고 폐안전모를 새 안전모로 재가공하는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독보적인 환경·안전분야 BI를 새롭게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의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컨트롤유니온으로부터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한 데 이어 국제표준화기구의 품질경영시스템(ISO 9001)과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달부터는 덕유산 국립공원에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가치소비'라는 이름의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 무인 판매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우시산의 목표는 명확하다. 헌 옷, 자동차 폐부품 등의 소재로까지 새활용 사업을 확장해 필(必)환경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새로운 사회가치 협업모델을 구축하는 등 숱한 도전과 다시 마주할 준비를 끝냈다.

11일 기자와 만난 변 대표는 "그동안 우시산은 국내에서 시도해보지 않은 업사이클링·친환경 사업 등에 도전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성장 곡선을 꾸준히 그려가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라며 "앞으로 버려진 자원의 쓰임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나눔의 선순환으로 확장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매진하고, 울산을 넘어 더 큰 세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다예 기자 yeda0408@ulkyu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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