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수명, 2050년 120세 예상, 대부분 80세 이후로 병원 신세
건강한 노후 위한 기대 반영된 유전정보 기반 ‘맞춤의료’ 등장
‘나’를 위한 행복한 노후 준비를

황춘홍 다우진 유전자연구소 대표이사
황춘홍 다우진 유전자연구소 대표이사

 



인간의 평균 수명이 오는 2050년쯤 대략 120세 정도로 살 수 있다고 예상된다. 우리가 그러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요즘 얼마나 오랫동안 사느냐 보다 어떻게 잘사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기대 수명은 남자 80.5세, 여자 86.5세로 나타났다.

그러면 우리가 평소 본인의 의지대로 병원 신세를 되도록 덜 지고 삶의 질을 높여서 살 수 있는 나이는 과연 몇 살일까? 연구에 의하면 노화도 질병이라는데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면 80세 이후에도 별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건강한 노후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이런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개인의 유전자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산업들이 향후 성장을 주도할 것 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개인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의료 및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가 보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기술과 통계처리 기술 발전으로 검사 비용이 감소하고 처리시간이 단축되면서 대량의 유전정보 데이터 보관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강관리와 질병 진단 및 치료에 관련된 시장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DTC(Direct-To-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 제도가 도입되고 정부의 규제개선 정책에 힘입어 유전자분석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DTC 유전자 검사란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 검사 전문기관에서 검사받을 수 있는 검사를 말한다.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편리하게 건강에 대한 개인의 유전정보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DTC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맞춤형 식단, 영양제 추천, 의료 진단, 약물 반응 검사, 운동, 피부미용, 다이어트 등 개인별 맞춤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 70개 항목으로 DTC 유전자 검사를 허용하여 관련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그 정보를 알고 질병 발생에 대비하면 과연 그 질병에 걸리지 않게 되는 걸까? 유전자만이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각각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유전정보를 알고 미리 주의한다면 질병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유전자 산업이 세계적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해마다 성장을 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에서도 우리가 경험했듯이 질병이 발생하고 나서 병을 확인하기보다 발병하기 전에 미리 병에 걸릴 위험을 알 수 있어서 예방할 수 있다면 질병 발생으로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을 훨씬 더 줄일 수 있어서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선진국 주도로 유전자분석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고 국내 유전자분석 시장도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을 이끄는 데는

유전자분석을 통한 개인별 맞춤 정보가 우리에게 더 많은 건강을 선물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전자분석을 통해 개인적 유전자적 취약점을 알고 미리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우리 생명체의 존재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유전자만이 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으며, 단지 여러 가지 건강관리 방법의 하나로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뿐이다.

내가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반드시 그러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병에 걸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유전적인 원인보다도 환경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유전자적인 '나'라는 생명의 근원을 들여다보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 발생률로 보면 '나'라는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더 고민해 보는 것이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 물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잊혀가는 존재인 것 같다.

나 대신 누구의 엄마, 아빠, 아내, 남편, 사회적 지위 등으로 불린다. 내가 누구인지 한동안 잊고 살다가 문득 삶이 나를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앉힐 때쯤 나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생물학적인 나와 존재론적인 나. 과연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들여다보고 살지 않은 것 같다. 평균 수명이 점점 더 길어지고 노후의 삶이 길어지는 이 시대엔 누구보다도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두 자료를 참고했음을 밝힌다. 김인영, 'DTC 유전자를 활용한 개인 맞춤 서비스의 최신동향', 생물학연구정보센터, BRIC View, 2021-T29, 2017, 강지민,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동향 및 시사점', GBSA 산업기술 동향, 2019-13, 2019.

황춘홍 다우진 유전자연구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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